그 때의 봄과, 봄을 닮았던 여름은 상실의 계절이었다. 손을 쓸 수 없는 이별이라는 것은 아주, 참으로도 오랫동안 목젖쯤에 남아서 울렁였다.
떠나버린 것들에게 시간은 이렇게도 무심할 수가 있을까. 남겨져서 변해가는 우리는 스스로를 감당하기 어려운 날에 종종 직면한다. 문을 열고 들어간 작은 나의 공간이 한숨과 비슷한 온도로 변할 때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다. 무뎌지기는 싫었다. 잊고 던져버릴 수는 없었다. 나의 사랑.
남몰래 상실을 앓고 있을 이들에게 어설픈 위로이더라도 하고 싶다. 전하지 못할 말을 주렁주렁 달고 공원을 서성이었던 [상실의 봄]에게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