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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숲의 음악은 자신도 밝혔듯이, 자신이 부르는 음악의 장르를 CPM(CHRISTIAN POP MUSIC)이라고 말했다. CPM장르를 시작한 1호 가수로 가요사와 기독교 음악사에 동시에 기록될 것이다. 가요와 CCM을 하나로!......
하숲의 노래를 들으면 그 노래의 멜로디나 음악의 구성, 그리고 가사의 내용(물론 깊게 들어가면 신앙의 상징이?노랫말 속에 숨어 있지만) 모두는 가스펠이?아님에도 불구하고 듣는 사람에 따라서는 가스펠처럼 들리는 경향이 있기도 하다.?그 이유는 간단하다. 하숲의 발성에서 풍기는 이미지 때문이다.? 외모에서 풍기는 젊은 느낌과는 다르게 목소리는 충분히 농이 익어있다.?게다가 가수 하숲의 내면에 깔린 신앙의 간절함이 그대로 목소리에서 묻어나온다. 사람들은 그래서 하숲이 부르는 가요를 간간히 CCM처럼 혼동하는 경우도 생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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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성에서 풍기는 하숲의 노래 이미지는 깊고, 신중하고, 약간은 거칠면서도 촉촉한 느낌을 준다. 보통의 가수들이 클라이막스의 고음마저도 가성으로 자주 처리하지만 하숲은 여기에서 물러서지 않는다.하숲의 깊은 호흡에서 나오는 고음의 진성은 노래를 더욱 극적으로 만들어 준다. 하숲의 중저음은 보다 풍부하고 감미롭다. 가사의 표현은 깊이가 있고 아주 시적이며, 중의성이 도처에서 넘쳐난다. 이러한 노래를 부르기 위한 발성을 가리켜 ‘뮤지컬 발라드 발성’이라고 하던가?
결국 하숲의 노래를 보다 잘 들으려면 ‘CPM’과 ‘뮤지컬 발라드 발성’, 이 두 가지의 키워드에 대한 이해가 꼭 필요하다.
하숲의 노래 모두는, 모든 사람들이 피해갈 수 없는 주제를 꿰어찬다.?
앨범의?이름이기도 한, 5번 트랙 곡 '웨딩천사'를 들어보라. 인간의 삶에서 결혼은 모든 사람들이 피해갈수 없는 미래의, 현재의, 그리고 과거의 주제이다. 이 주제를 하숲은 사뭇 진지하고 열정을 다해 노래한다. 결혼의 노래가 이처럼 열정적일 수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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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과 4번 트랙곡인 ballad birthday와 hiphop birthday를 들어보라. 생일에 대한 주제 역시 모든 사람들이 다 경험하는?일 아닌가? 누구를 막론하고 모든 사람들이 일년에 한번씩 겪게 되어있는 생일 기념일을 때론 분위기 있게, 때론 밝고 어깨를 들썩이는 힙합의 리듬까지도 적절히 살려서 노래한다. 같은 멜로디의 생일을 2개의 상반된 분위기로 부르는 하숲의 센스가 돋보이는 곡이다. 그러나 하숲은 생일노래에서까지도 그 진지함을 예외 없이 숨겨놓고 있다. 하숲의 생일 노래는 그저 기쁘기만 한 것이?아니다.?그 속에는 아픔도 섞여있고, 아쉬움도 섞여있고, 세월이 흘러가는 인생도 섞여있다.?(이 노래를 반복해서 듣다보면 예수님의 생일인 크리스마스까지도 느껴질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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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정말 중요한 또 한 가지가 숨어있다. 인간의 탄생인 생일을 노래하고,?모든 사람들의 삶의 중심에 우뚝서있는 결혼에 대하여 노래하였다면 이제 무엇이 남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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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헤어지는 일이다.? 그런데 헤어지는 것은 범위가 참 넓다.아침에 헤어져서 저녁에 만나는 엄마와 딸, 학교가 파한 후?다음 날 아침에 다시 만나는 학교 친구들, 일주일마다 만나는 주말 부부들,?멀리 고향을 등지고?응어리진 가슴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 사랑하는 사람을 먼저 하늘나라에 보내야했던 이 땅의 많은 사람들에 대한 슬픈 이야기들...... 이 모두에는 어김없이 이별이 숨어있다. 그리고 그 이별에는, 꼭 다시 만나고 싶어 하는 간절한 소망이 숨겨져 있는 법이다. 바로 그 이별의 아쉬움과 아픔을, 언젠간 다시 기쁨으로?만나자는 소망으로 노래하는 곡이 앨범에 남아있다. '다시 만나요'라는 곡이다. 모던 팝의 느낌을 주는 이곡은 노래 흐름이 매끄럽고 간절하면서도 밝다.? 그렇지만 이 곡에서도 예외 없는 하숲의 진지함과 애틋한 감성이 숨기지 않고 드러난다. 사람들의 헤어짐과 다시 만남이, Saxophone의?테이크와 어우러지면서?꽤나 감동적으로 우리의 귀에 속속 박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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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2번 트랙 곡 피싱을 소개한다. 5번 트랙곡인 웨딩천사와는 같은 멜로디 라인의, 다른 가사 버전인 곡이 바로 피싱(Fishing)이다. 인생의 중심 역할을 ‘결혼’이라는 소재로 풀은 가사가 ‘웨딩천사’라면, 이 ‘피싱’은 ‘인생 그 자체’를 시적으로, 철학적으로 노래하는 깊이 있는 감흥을 주는 노래이다.
자 이제 인간의 탄생, 그리고 살아 숨 쉬는 동안의 삶과 죽음, 바로 그 역동의 인생을 몽땅 함축해서 엑기스로 담아놓은 하숲의 가요앨범 <웨딩천사>를 들어볼 시간이다. 그리고 그 매력의 소리에 쭈욱 빠져보면서 우리의 삶의 의미를 생각해보자</br>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