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라는 말은 대단하면서도 쉬운 말
정말 역설적이지
그럼에도 난 그 한끗 차이를 당신에게 고백해
못 참을 것 같은 감정에 난
살아 있는 눈빛을
흐르는 땀을
대단히 쏘아 올리고 있어
하얀 흰머리도
언제나 떼어버리고 싶은 보풀도
외로움도
시기도 질투도
터질 듯한 고함과 잔소리도
나
이런 것들과 살 수 있을까
내 세상이 쉽게 무너지려 할 때
이런 내게도
그런 네게도
티끌 하나쯤은 있을 테니
티끌에 감정을 속이며
오래오래 살아줬으면 해
지금 이 뜨거운 쬐약볕도
언젠간 네가 될 테니
너무 미워하지 않기로 해
그리고 문득 뒤 돌아보면
아름답더라
세상도
나도
그 빛이 네가 되는 날
네 곁에서
나도 조금은 환해질까
1. 보풀의 상대
보이지 않던 게 보이고
들리지 않던 게 들리던 계절
내게 사랑은
직선이었나
원이었나
새였나
물고기였나
아님
하늘이었나
바다였나
하찮고 연약한 보풀은
이토록 뜨거운 사랑에 빠지고…
수많은 보풀을
상대할 수 있는 너는
도대체 어떤 존재인지
이 곡이 끝나면
내 보풀은
더 자라나 있을까
오늘은 부디
조금 더 가벼운 꿈을 꾸며
잠들기를
2. 천사의 머리카락
마음의 길이만큼 찰랑이는 청춘
그 길이는
잴 수도 없고
셀 수도 없고
이글거리는 아스팔트 너머로
빛나는 한 줄기의 빛이 있어
가늘고 얇은 그 빛은
치열한 하루를 기적으로 바꾸어낸
청춘의 머리 위에 살포시 내려앉은
천사의 머리카락인지도 몰라
가장 뜨거운 날들에 바치는
헝클어지고
서툴고
상처투성이였음에도
끝내 살아남은 너의 시간
그 모든 순간에게 보내는
가장 빛나는 찬가일 테니까
3. 나이스 데이
“오늘 7월 13일은 나이스 데이랍니다.”
- 영화 에서 나온 대사 中
누군가를 위한 타임 슬립을 한다면 어떨까
그런 상상을 자주 했어
어쩌면 지금 우린
타임 슬립을 한 것일지도 몰라
하루 끝, 숨은 하루 찾기
오늘을 얼마나 잘 살았는지 물어본다면
난 자기 전 5분에
근사한 무언가를 할 거야
그러면 내겐 그 하루가
나이스 데이로 기억에 남겠지
특별하지 않아도 괜찮아
그저 평범하기 짝이 없는 날들이
어느 순간 내게 특별해 보이는 순간을
나는 나이스 데이라고 부르기로 했어
만약 그 하루가 잘 느껴지지 않는다면
언제라도 다시 돌아와
이 도시의 낭만과
하늘을 찌르는 탄산으로
너에게
청량한 오후의 시작을 선물할게
4. 매미는 울지 않아
Happy hour
더 크게
더 크게
소리를 질러봐
너의 사랑 표현이
짧게 머무는 계절 앞에서
가장 뜨겁게 자신을 태우는 것처럼
너의 데시벨은
눈물을 지나
거꾸로 뒤집혀
내 마음 깊은 곳을 뚫고
나에게 질문했지
나 이렇게 울어도 될까
나 이렇게 사랑해도 될까
마침내 마음을 꺼내 보이는거야
네가 울음을 멈춘대도 내 귀에는 잔상이 남아 잠 못 이루겠지.
계속해서 그 울음을 기다리며 그리워할거야
내게 가장 행복한 시간 내어주기
Happy hour
5. 질투는 나의 힘
아이의 꿈이 시작되던 곳에서
너를 보았지
너는 거기, 눈이 멀 만큼 빛나서
아팠어
정말로, 참을 수 없을 만큼
누구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아
스스로조차 이름 붙이지 못한 채
마음 한구석 깊숙이 꾹꾹 눌러 담아
이토록 뜨거운 불순물 같은 마음
그 이름 없는 이상한 열기는
결국 나를 여기까지 밀어 올리고 있었던 거야
너를 부서질 듯이 안고 싶었어
그렇게 안으면 내 마음이 조금은 맑아질까,
아니면 우리 둘 다 완전히 부서져 버릴까
참고 또 참아 투명하게 고인 눈물이
언젠가 너를 환하게 적시는 날
그 뜨거운 힘을 온 세상이 다 알게 되는 날이 온다면,
그땐 정말이지 아무것도 부끄럽지 않을 거야
아직도,
아직도 타올라
그 눈부심 속에서
나는 여전히 아이와 같은 꿈을 꾸면서
6. 슈슈
^ ^
ㅠㅠ
이곳에서 한창 초록은 촘촘하다.
새벽바람을 타고 낮엔 비, 이열치열로 맞서는 뜨거운 욕탕 속, 뜻밖에 팔에 떨어진 비구슬.
화려한 해 질 녘 시부야에 스며든 가을바람, 점점 붉어지는 짙은 하늘이 검은빛으로 단장해 갈 때, 샤워하며 무심코 올려다본 천장 위의 달.
타는 듯한 일상과 낯선 풍경 사이에서 움츠러들었던 마음은 단비를 만난 이파리처럼 쏟아지는 물줄기 아래 비로소 솔직해졌다.
이 모든 풍경이 있었기에 덜 무서웠고, 덜 외로웠다.
그렇게 우리들의 성장통은 하나의 노래가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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