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본토 음악 "Jazz"와 전통음악인 “서도소리”의 절묘한 조화
올해로 결성 22년차를 맞은 국내 최고의 재즈밴드 프렐류드가 서도소리꾼 예결과의 새로운 앨범으로 5년만에 우리 곁에 돌아왔다. 버클리 출신의 남성 4인조 밴드 프렐류드는, 유학 시절부터 우리의 소리가 재즈와 잘 어울릴 음악은 없다”라는 생각을 했다. 우리의 소리는 Improvise: 즉 즉흥적으로 관객들과 호흡하면서 하는 노래라는 점이 재즈와 매우 유사하다 느꼈고 정규 재즈 앨범 뿐만 아니라 전영랑, 이희문과 같은 재즈 뮤지션들과 의 콜라보를 통해 국악과의 끊임없는 시도를 해 왔었다.
이번에 발매하는 소리 프로젝트 앨범 <JZNR Vol.1>는 서도 소리를 기반으로 다양한 장르의 음악적인 시도를 해오고 있는 젊은 서도소리꾼 예결과의 새로운 프로젝트 작업으로 만들어졌다.
프렐류드의 음악인 ‘Jazz'와 서도 산타령의 첫째곡을 뜻하고, 노는 모양이라는 뜻을 가진 ‘놀량’을 합성한 ’재즈놀량‘을 이니셜화하여 'JZNR'로 프로젝트명을 정했다.
서도소리꾼 예결은 이 앨범 안에서 단순 창자의 역할을 넘어서, 보컬을 하나의 즉흥적 악기로 사용한다. 그녀의 소리는 민요 특유의 억양과 리듬을 유지하되, 순간적으로 변형되거나 반복되며 음악의 전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며 순간 “악기인가” 라는 착각이 들 정도의 사운드로 접근하며, 창법의 새로운 활용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 음반에는 타이틀곡 ’양류가‘ 외에도 '는실타령', ’몽금포타령‘, ’투전풀이‘, ’연평도난봉가‘ 등등 대표적인 서도민요, 경기민요 들이 수록되어 있는데, 각 소리를 그대로 재즈음악 위에 얹는데에 그치지 않고 대중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송라이팅을 가미하여 새롭게 재작곡하였다. 이 음반에서는 민요의 매력 뿐만이 아니라 예결의 발랄한 이미지가 투영된 가사와 멜로디가 서도소리에 어떻게 녹아나는지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수록곡 해설
1. 몽금포타령 (작사 : 예결 / 작곡 : 한웅원,예결 / 편곡 : 한웅원)
서도 민요 특유의 해풍과 바다 냄새를 머금은 이 곡은 황해도 지역에서 유래된 통속민요로, 이른바 ‘장산곶타령’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 음반에서는 님을 기다리고 그리워하는 심정을 담은 가사와 멜로디를 작사하여 원곡에 연결하여 작업하였다. 편곡에서는 전통 민요의 선율을 해체하지 않으면서도, 재즈 하모니의 서정성과 현대적 감수성을 더한 새로운 구조로 재창조했다.
2. 양류가 (작사 : 예결 / 작곡 : 한웅원,예결 / 편곡 : 한웅원)
경기민요의 대표작 중 하나로, 이 음반의 타이틀곡이다. 버드나무를 소재로 한 이 노래는 흔히 ‘버들노래’로도 불린다. 프렐류드는 이 전통곡을 ‘재즈 펑크’ 스타일로 과감히 해석했다. 명확한 드럼 그루브와 리듬 기타가 곡 전체를 끌고 가며, 예결의 보컬은 절제와 발랄함을 오가며 버드나무의 유연함을 표현하고자 했다.
심플하면서도 정갈한 화성 진행 위에 얹어진 재즈의 맛과 국악 창법의 대비는, 이 프로젝트가 추구하는 크로스오버의 방향성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트랙이라 할 수 있다.
3. 는실타령 (작사 : 예결 / 작곡 : 한웅원,예결 / 편곡 : 한웅원)
앨범의 또 다른 대표곡. 본래는 동물이나 새들의 움직임을 표현한 익살스러운 경기 민요로, 이번 편곡에서는 재즈 왈츠라는 리듬적 틀을 도입해 아동적인 천진함과 고전적인 우아함을 절묘하게 결합했다.
악기들이 동물의 울음소리를 형상화하거나 서로 주고받는 듯한 구조로 배열되어 있으며, 특히 색소폰과 피아노, 베이스의 대화가 한 편의 동화 같은 풍경을 그려낸다. 예결의 표현력은 이 곡에서 극대화되며, 예결의 해석이 돋보이는 곡이다.
4. 투전풀이 (작사 : 예결 / 작곡 : 한웅원,예결 / 편곡 : 한웅원)
전통 서도 민요 중에서도 비교적 대중에게 덜 알려졌지만, 그만큼 실험적 가능성이 높은 곡. 투전은 조선시대의 전통 노름으로, 그에 얽힌 민속성과 놀이성을 이 곡은 그대로 살려낸다.
프렐류드는 이 곡을 “보컬과 색소폰이 대화하는 곡”이라는 콘셉트 아래 구성으로, 예결의 보컬은 단순한 선창을 넘어 하나의 관악기처럼 연주되고, 색소폰은 이에 반응하듯 응답하며 서사를 이어간다.
5. 연평도난봉가 (작사 : 예결 / 작곡 : 한웅원,예결 / 편곡 : 한웅원)
서도 지역의 흥겨운 민요 ‘난봉가’를 기반으로, 프렐류드 특유의 스윙 재즈 스타일이 더해진 트랙. 흔히 ‘나나니타령’이라고도 불리는 이 민요는, 빠르고 경쾌한 선율로 많은 이들에게 익숙하다.
이번 버전에서는 뉴올리언즈 재즈 스타일의 리듬을 도입하여 복고적 정서를 자극하면서도, 예결의 보컬이 중심을 잃지 않고 전통적인 소리꾼으로서의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곡 전체의 흥취는 기존 민요 팬은 물론, 재즈 애호가에게도 색다른 매력을 안겨줄 것이다.
6. 신고산타령-궁초댕기 (작사 : 예결 / 작곡 : 한웅원,예결 / 편곡 : 한웅원)
서도민요의 백미로 꼽히는 두 곡을 한 트랙 안에 엮은 이 곡은, 리듬의 실험이 돋보이는 하이라이트 트랙이다. 전통적인 자진모리 장단에 기반하되, 셔플과 레게 리듬을 교차시켜 민요의 주술성과 반복성을 현대적이고 흥미롭게 재배열했다.
예결의 구성진 소리는 원형 그대로를 유지하면서도, 중간중간 변조된 코드워크와 베이스 라인이 국악을 리드미컬한 어쿠스틱 사운드 위에 올려놓는 듯한 인상을 준다. 민요의 반복성과 재즈의 그루브가 공명하며, 이 곡은 ‘JZNR’의 실험 정신을 집약한 곡이라 할 수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