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출간된 『환절기』를 시작으로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춰 온 영화감독, 작가 이동은과 만화가 정이용의 2020년 작품, 그래픽노블 『진, 진』을 모티브로 고니밴드가 노래를 불렀다.
서로 다른 상황에 놓인 두 주인공 진아와 수진이 일상에서 마주하는 죽음, 그리고 그 죽음을 딛고 조금씩 나아가야 하는 현실을 그린 이야기로, 고니밴드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삶의 고비를 지나 잔잔한 파도에 숨 쉬어, 그래도 웃을 수 있는 그날을 향해 달려가.
삶이 고통이라면, 그저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목청껏 함께 노래를 부르자”
청년인 진아와 중년의 수진이 각자의 삶에서 새로운 탄생과 또 다른 죽음을 마주하며 느끼는 감정을 섬세하게 묘사한 『진, 진』은 막막한 현실을 미화하지 않고, 그 옆에 나란히 서 있으며 주인공들이 견디며 살아가는 나날이 지금 우리의 현실과 맞닿아 있어, 그 어떤 위로보다 감동적이고 아름답다.
고니밴드가 부르는 ‘진, 진’ 역시 우리의 삶이 녹록하지 않더라도 삶에 대한 끈을 놓지 않고 계속해서 노래를 부르며 나아가자고 말하고 있다. 경쟁 중심의 사회, 경제적 불균형과 불안정, 개인주의의 확산, 온라인 중심의 소통, 사회 전반의 불신 등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삶의 각박함을 느끼고 있다. 이 모든 것을 바꾸고자 한다면, 그것은 어쩌면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우리의 삶을 존중하고, 작지만 한 걸음씩 나아가려 한다면 그것 또한 우리 삶의 작은 빛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우리 함께 노래를 부르자.
삶이 고통이라면, 우리 노래를 부르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