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샴” 2021년 EP [awaken]
반가운 만트라 음반이 나왔다.
만트라는 [생각으로부터 자유롭게 하다]라는 의미를 가진 산스크리트어이다. 일반적으로 [신성한 소리]라는 의미로 영적 수행에 사용되는 [진언]으로 해석되어 특정 종교의 전유물로, 때로는 특별한 사람들만 하는 수행법으로 알려져 왔다. 물론 만트라는 [영적 수행]을 위한 [묵직한] 방법이지만, 서구에서는 뉴에이지의 물결이 세계를 휩쓸면서 [대중가요]의 영역으로, 일반 대중의 곁으로 가까이 왔다. 여기에 큰 역할을 한 그룹이 영국의 [비틀즈] 이다. 멤버들 중 일부는 만트라 명상가이기도 했으며 그들이 부르는 곡의 내용에는 영적인 의미를 담았고, 실제 만트라를 가사에 넣기도 했다. 만트라는 이제 심오한 영적 수행의 방법만이 아니라 마음의 고통에서 벗어나고 내면의 고요와 평화에 머물기 위해 누구나 흥얼거리고 따라 부를 수 있는 [보편적이고 대중적인] 노래이다.
샴은 이 음반에 이 세상에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보편적으로 원하는 내용을 가볍고 친근한 멜로디로 노래한다. 이것은 [보편적인 만트라]이다. 이 음반이 특별한 이유는 노래하고 연주하는 이 부부가 요가와 [명상]을 실천하고 있는 음악가이기 때문이다. 함께 노래하고 연주하는 [동반자]이며 명상 수행의 도반이기도 하다. 그들은 일상에서 음악과 함께 명상하고 진지하게 수행하기 위해 노력한다. 연주에서 그 향기가 묻어 나올 수 있도록 긴 시간 고민하고, 명상하고 조언을 구했다. 듣는 이들이 [지금 이 순간에 깨어 있음]으로 충만할 수 있도록 모든 존재들이 [내면의 평화에 머물기를… 자유롭고 행복하기를] 기원하며 노래한다.
수록곡 중 [HE YAMA YO] 만트라는 Cordillera 산기슭의 Great Plains에 사는 Lakota 사람들에게서 나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 여기에 온전히 존재하라]는 의미를 가진다. 이 만트라를 반복함으로써 우리는 [지금 여기에 존재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모든 순간이 감사하며] [ 나의 태어나고, 자라고, 배우는 이 모든 여정은 나의 고향인 지구로 돌아가는 과정]임을 일깨운다. lokah samastah sukhino bhavantu는 평화를 기원하는 만트라이다. [모든 사람들이 행복하기를][온 우주가 평화, 기쁨, 사랑 및 빛으로 채워지기를] 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문구를 기쁘게 노래하거나 마음속으로 [묵상] 함으로써 세상의 모든 존재들의 행복을 기원할 수 있다. 만트라의 의미를 기억하며 노래하는 이는 이미 내재한 [내면의 평화]에 이를 수 있다. 함께 노래하고 흥얼거리며 [감사]와 [평화]를 나와 모든 존재가 그러하기를 기원해 보자.
글쓴이 : 이정은 (음악명상전문가)
#1 . “눈을 감고 느껴봐, 마음으로 말할게”
맞다. 2003년을 뒤흔들었던 바로 그 노래이자 ‘동갑내기 과외하기’ OST였던 ‘예감’의 첫 소절이다. 혜성같이 등장해 전국 락 매니아들과 관계자들을 사로잡았던 밴드 피비스는 그때 이미 미래를 예감했던 것일까. 강렬함과 섬세함 을 보여주었던 보컬에 차분함과 견고함을 얹은 밴드 샴이 되어 마음으로 말하는 노래로 돌아왔다.
샴은 이번 앨범에서 기교를 배제하고 담담하게 만트라(진언, 진실한 말이라는 뜻으로 기도나 명상 때 외우는 주문)를 읊조린다. 앨범을 여는 오프닝 곡 ‘Awaken’은 청아하고 영롱한 핸드팬(2000년대 초반 스위스에서 처음 발명된 타악기) 연주로 시작하는데, 그 어떤 노랫말 없이 울려 퍼지는 단단한 사운드가 리스너를 차곡차곡 사색과 안식으로 이끈다. 두 번째 트랙 ‘He Yama Yo’는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 라코타 인디언 고유의 만트라로서 ‘Here and Now’, 지금 이 순간에 머물고 있는 그대로 존재하라는 의미이다. 만트라를 묵직하게 반복하는 이 곡은 리스너를 애써 위로하려 하기보다 그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안아준다. 세 번째 트랙 ‘Lokah Samastah Sukhino Bhavantu’는 보다 희망차다. 경쾌한 리듬에 얹어진 밝은 목소리는 ‘이 우주에 살아 존재하는 모든 것들의 행복과 자유를 빈다’는 만트라를 표현하는 최적의 악기이다.
내면의 안정을 찾고 마음을 쉬게 만들 수 있는 힐링 음악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지금, 마음으로 말하는 밴드 샴을 눈을 감고 느껴볼 시간이다. 음절 하나하나 우리의 마음을 진동시키고 감동시키는 샴의 이번 앨범은 영화 OST를 넘어 삶의 OST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2. “있는 그대로”
고맙다는 것. 만트라 음악 밴드 샴의 “He Yama Yo”를 들었을 때 처음 느꼈던 감정이다. 마치 억지로 힘을 내라고 하거나 지금의 힘듦이 곧 지나갈 거라고 말하는 대신 많이 힘들었지 않냐며 나의 힘듦을 알고 온전히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겠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흔히들 메시지를 담고 무언가를 말하려는 노래가 좋은 노래라고 말한다. 그런 면에서 샘의 음악은 상당히 독특한데, 애써 무언가를 전달한다고 하기보다는 “네가 가진 힘듦을 그대로 털어놔 봐. 내가 들어줄게.”라고 말하는 것 같다. 다시 말해, 샘의 사운드가 메시지를 전달하려 하는 것에 앞서 오히려 듣는 이가 말을 걸어 오기를 기다리는 느낌이랄까.
위로란 어렵다. 잘하는 사람에게 응원의 말을 건네기는 쉬워도 힘들어하는 사람에게 위로의 말은 건네기는 결코 쉽지 않다. 힘들어하는 사람에게뭐라 말을 건네야 할지 고민하다가 결국 뱉게 되는 말 중 가장 빈도가 높은 것은 ‘이것 역시 지나간다’라는 말일 테다. 이 격언은 본래 교만하거나 절망하지 말고 담대한 태도를 갖추라는 의미였지만, 오늘에 이르러서는 슬픔과 괴로움 역시 머지않아 지나갈 것이라는 의미를 갖고 위로의 말로 더 자주 쓰이고 있다.
그러나, ‘이것 역시 지나갈 것’이라는 말에 위로를 받아본 적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우리 모두 그 어떤 것이든 머지않아 지나갈 것이라는 사실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다만, 그 힘듦과 고통, 괴로움 속에 놓여 있을 때는 1분 1초가 100년 같고 1000년 같을 뿐이다. 고통과 괴로움 속에 있을 때 내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져준 위로는 언젠간 흘러가 버릴 거라는 막연한 말보다는 내가 놓여 있는 곳이 진짜 ‘힘듦과 괴로움 속’이라는 인정의 말들이었다.
진정한 위로는 인정과 수용에서 시작된다. 억지로 희망을 노래하기보다는 각자의 자리를 있는 그대로 보듬어 주는 샘의 노래가 따뜻하게 다가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글쓴이: 안현진 (요가와 명상을 즐기며, 하루하루 일상의 부딪힘에 대한 글을 쓴다. '월요일이 무섭지 않은 내향 인의 기술'과 '데미안 가이드'를 썼으며, '케이스 인 포인트'를 번역했다.)
#3 어두운 방, 노란 불빛, 동그랗게 모여앉은 사람들
몸을 앞뒤로, 좌우로 흔들며 눈을 감고 노래를 하던 인도의 어느 밤이 떠올랐습니다.
꿈인 듯 아름다웠던 그 순간, 그립고 그리웠던 그 순간이 눈앞에 너무나 선명하게 펼쳐지고 그 순간 우리가 함께 불렀던 노래가 이 곡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눈물이 맺혔습니다.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 없는, 그 누구도 안내해주지 않은 삶이라는 길을 걷는 것은 외롭고 두렵습니다. 때로는 스스로 마음을 다잡아 나아가며 미소짓고 또 때로는 주저앉아 어찌할지 몰라 울음을 터트리게 됩니다.
샴의 음악은 그런 삶에 힘과 위로가 되어 줍니다. 괜찮다고, 혼자가 아니라고 말해 주는 듯합니다. 너무나 눈부셔 제대로 눈을 뜨지도 못하고
휘적휘적 길을 걷던 무엇을 위해, 어디로 가야 하는지도 모른 채 그저 삶의 이유를 찾고 싶어 찾았던 인도에서 보냈던 긴 시간들…
샴의 음악은 그 시간을 통해 얻은 내면의 힘, 자유와 맞닿아 있습니다. 현재 혼자라고 여겨지며 외로운 당신에게 위로가 되어줄 것이라 믿습니다. 힘찬 걸음을 향해 나아가고자 하는 당신에게 조용히 응원과 지지를 보내주리라 믿습니다.
글쓴이: 비하 (요가 명상 안내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