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T 곡설명
CD1
01 Title
눈을 살며시 감으세요. 눈 앞에 놓여진 마법구슬이 보이나요? 천천히 주문을 걸어 보세요. 쓸쓸히 춤을 추는 무희가 보이지 않나요? 그녀도 내가 느끼는 슬픔을 느끼고 있지요. 그녀는 춤을 추며 미소를 짓고 있지만 그 미소 뒤에 더 커다란 슬픔이 느껴집니다. 그런 그녀를 보며 그리움에 사무친 방랑자가 내뱉는 아련한 독백이 들리시나요?
02 Theme of Prontera
지난 세기의 어느 해 어느 봄날.
이국(異國) 땅 바닷가 해변 한구석에 걸터앉아,
햇살에 나른히 젖어 든 바다를 하루 종일 보았습니다.
저 태평양 너머에 살고 있는 한 사람을 생각하면서,
마음속 오선지에 음을 하나씩 써 내려갔죠.
그 음이 다 할 즈음... 별들이 물에 제 몸을 담글 무렵,
그러니까 얼마나 반복해서 흥얼거렸던지
다시는 잊을 수 없을 만큼 음들이 단단해졌을 때,
모래를 털고 일어난 나는 그렇게 바다를 떠났고,
그녀를 잊었습니다.
세상이 텅 비어 버린 '보석상자' 같아서 힘들었고,
이 음악을 만들면서 스스로 안식을 얻었으니,
적어도 내겐 제법 보석 같은 곡이랍니다.
03 Steel Me
'아인브로크' 테마.
스팀펑크류의 세계관에 걸맞게, 강철도시를 무대로 펼쳐지는
한 대장장이 사내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그려봤습니다.
전쟁이 이번 만으로 끝날 것이 아님을 알기에 숨죽여 긴장하며 살아가야 하는 마음을 가지고 첫 전투가 끝나고 나서 안도와 함께 느껴지는 또 한 번의 비장함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대장장이는 결국 언제든 여행을 떠나야 하는 비장한 고독을 가진 존재이겠지요.
04 Ancient Groover
한국의 명동거리는 늘 정신 없습니다.
인파에 밀려 걷다가 멈춰선 나는 그 거리 위에 서 있습니다.
시간이 거꾸로 갑니다. 마구 빨리 거꾸로 가면서 하늘이 요동칩니다.
내 발이 딛고 있는 아스팔트가 사라지고 주위의 고층 건물들이
점점 녹아내려 뼈대를 드러내다가 흙으로 화합합니다.
그 위로 나무들이 쭉쭉 뻗어갔다 시들어가고,
옆에 큰 산이 생겼다가 사라지며, 시냇물이 생겼다가 강이 되고
다시 아무것도 없는, 풀 한 포기 없는 맨땅이 됩니다.
그 땅 한가운데 오롯이 선 나는 역사의 장엄한 발자취에
온몸을 부르르 떨며 전율을 하지요.
아... 이 땅 위를 살다간 많은 선배 동식물들... 사람들을 따라
나도 여기 서있습니다.
한국의 명동거리는 늘 정신 없습니다.
인파에 밀려 걷다가 멈춰선 나는 그 거리 위에 서 있습니다.
시간이 거꾸로 갑니다. 마구 빨리 거꾸로 가면서 하늘이 요동칩니다.
내 발이 딛고 있는 아스팔트가 사라지고 주위의 고층 건물들이
점점 녹아내려 뼈대를 드러내다가 흙으로 화합합니다.
그 위로 나무들이 쭉쭉 뻗어갔다 시들어가고,
옆에 큰 산이 생겼다가 사라지며, 시냇물이 생겼다가 강이 되고
다시 아무것도 없는, 풀 한 포기 없는 맨땅이 됩니다.
그 땅 한가운데 오롯이 선 나는 역사의 장엄한 발자취에
온몸을 부르르 떨며 전율을 하지요.
아... 이 땅 위를 살다간 많은 선배 동식물들... 사람들을 따라
나도 여기 서있습니다.
05 Theme of Morroc
새로운 도시에 당도했다. 석양에 잠겨가는 도시를 걷다가 발견한 허름한 술집. 그 한 구석에서 남루한 옷차림으로 기타를 어루만지는 중년의 넉넉한 인생 이야기를 누군가와 함께 듣고 싶다.
06 Wanna be free!!
이 곡이 전쟁과 살육의 장에 쓰인다는 얘길 처음 전해 듣고,
'아 내가 대체 무슨 짓을 한 걸까' 라는
밑도 끝도 없는 자책을 오 분간 했더랬습니다.
인트로는 고대 백제 가요인 '정읍사'의 앞 부분을 원문으로 합니다.
"달님이시여~ 좀 더 높이 돋으시어 멀리 멀리 비추어 주소서.'
로 시작하는 이 노래는 행상 나간 남편의 무사한 귀가를 기원하는
아내의 애틋한 마음이 담겨있다고 합니다. 내용은 상관없고
말의 어감이 좋아서 써봤습니다.
그런데, 곡 제목에서 가출의 향기가 납니다그려.
07 Desert
사막 필드 곡을 원한다는 달랑 한 줄의 심상찮은 주문.
흠. 사막이라.
이미지를 마음 속으로 떠올려본다.
캐러번... 작열하는 태양에 모래 바람이라.
음 이건 너무 뻔하군.
그럼 낙타는? 흠… 그리고 소녀.
소녀? 오 그림 되는걸. 그래! 바로 이 느낌이야.
이 곡 '낙타와 소녀'는 이렇게 쓰기 시작했습니다.
지친 낙타를 업고 가던 힘 쌘 그 소녀는
오아시스를 만났을까요?
08 Christmas in the 13th Month
죽은자의 도시 니플헤임(Nifflheim). 사람들이 쉽게 왕래할 수 있는 인간계가 아닌 죽은자들이 가는 이계(異界). 존재하는 모든 것에 비정상적의 분위기가 흐른다. 하지만 비정상에서 표출되는 고혹은 인간계의 사람에게는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이다. 머리가 아래로 뒤집혀져 돌고 있는 태엽 무희 인형을 바라보며 그 인형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지워지지 않는다.
09 Through the Tower
한국어로 Tower는 '탑'이라고 쓰고 'Top'이라고 발음합니다.
이 곡도 그래서인지 동양과 서양이 혼재된 느낌으로 썼습니다.
10 Noblesse Oblige
잘 기억은 안 나지만, 사가(社歌)의 느낌으로 써달라고 했던 것 같아요.
'어이쿠... 회사를 다녀봤어야지.'
해서 일단 유령회사 하나를 창립해서, '열심히 일하자 어쩌구...‘하는
말도 안 되는 가사를 대충 만들어 놓고는, 쉬운 멜로디를 떠올려봤습니다.
그대로는 영 심심해서 일렉기타의 색다른 개입(?)을 허용했는데,
음... 사가를 합창하다가 사장님이 튀어나와서 기타솔로를 신나게 연주하니
직원들이 아연실색하여 집단퇴사 하더라... 정도의 느낌.
근데 정말 회사에도 주제곡이 있고 그걸 직원들이 같이
손 흔들면서 즐겨 부른답니까?
궁금해요.
11 Theme of Payon
할아버지는
한국 고유의 대청마루에 앉아,
옛 선인들이 즐겨 쓰시던 긴 담뱃대를 무시고는,
세월이 가는 소리, 나이테가 자라나는 소리 귀담아듣다가
어느새 꾸벅꾸벅 조십니다.
낮잠. 그 꿈에서 종종 만나는 할머니.
사무치는 그리움이라도 보고 싶은 얼굴인지라,
할아버지는 늘 마루 한편에 허리 꼿꼿이 앉아서는,
오지 않는 잠을 오늘도 청하십니다.
평화로운 오수(午睡).
그리움을 간직한 이들이라면
나이를 불문하고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CD2
01 Theme of Al de Baran
긴 여행의 끝에 다다른 어느 마을.
마치 이 곳에 오기 위해 떠나온, 그리도 먼 길이었노라고,
여행자는 나지막하게 말합니다.
02 Everlasting Wanderers
가끔은 그냥 즐거울 필요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들으면서 흥겹고 그렇게 모험은 계속된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03 Nano East
한국 고유의 음계는 단지 5개의 음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일견 단순할 것도 같지만 그 깊이와 단아한 멋이란 정말이지
가슴을 울린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사람이라서 그럴까요.
아무튼 이 곡은 그런 음계를 바탕으로, 정서적으로는
이국(異國)의 느낌을 가미해봤습니다.
04 Theme of Juno
슈발츠공국의 수도이자 현자의 도시인 유노(Juno)의 테마입니다. 웅장하고 화려한 유럽의 느낌을 살리고 싶었습니다. 이제는 그 화려함을 뒤로 하고 내 뒤에 남아 있는 많은 사람들을 위해서 무기를 들고 떠나야 할 때입니다. 하지만 단 한 사람만은, 그 단 한 사람만은 지워지지 않고 내 눈에 밟힙니다. 그렇지만 이제는 떠날 수 밖에 없습니다… 아니 떠나야 합니다.
05 I Miss You
미치도록 당신이 보고 싶습니다. 내 고독이 당신을 그리워하게 만드는 것인지, 당신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사무쳐 내 고독이 쌓여 가는 것인지 이제는 알 길이 없습니다.
06 One Fine Day
제목 그대로 어느 날씨 좋은 날 친구들과 함께 초원을 향해 달려간다는 기분으로 작곡해 보았습니다.
07 Lastman Dancing
Arabian Mood
Turkish Percussion
Indian Sitar
Black Beat
and Korean Feel and Groove.
08 Peaceful Forest
너무 평온한 곡을 쓰고 있는 것이 아닐까라는 반문이 들 정도로, 곡을 만들고 나서 보니 제목보다도 더욱 평온한 곡이 탄생했습니다그려. 하지만 인생에 있어서 이런 평온한 곡도 꼭 쓸 곳이 있다고 생각이 드네요. 들으니 편안하시죠?
09 Streamside
울창한 숲의 나뭇잎 사이를 빠져 나온 따스한 햇살이 대지와 맞닿으며 흩어지는 평온한 아침 정경을 표현하고자 만든 곡입니다.
10 One Step Closer
왠지 애매하네요 곡 설명 하기가… 가볍게 신나게 들을 수 있는 곡을 만들고 싶었어요. 거의 높낮이의 변화가 없는 평원을 약간 빠른 걸음으로 접근하고 있는 느낌이랄까…?
11 Divine Grace
딱히 믿는 종교는 없지만 성당이나 교회 배경음악 만드는 것 좋아해요. 신성침범의 느낌도 들고, 사악한 내가 이런 성스러운 음악을 만들다니 ‘크하하’ 하면서 심신이 정화되는 기분도 들고.
12 Plateau
이 곡을 쓸 당시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아마도 평화를 주제로 썼던 듯 싶습니다.
채무자와 채권자 사이의
학생과 교무주임 사이의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사이의
평화.
13 TeMPorsche
무기를 들고 빠르게 적진에 침투한다는 느낌을 살리고 싶었습니다. 아무도 좋아해 주지 않는 곡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어서 저라도 좋아해줘야 한다는 생각에 제가 좋아하는 2곡 중에 한 곡으로 꼽는 노래입니다.
14 Hamatan
사하라 사막과 같은 드넓은 사막에 펼쳐지는 파도가 넘실대는 모래바다의 향연 아래에서 벨리 댄스를 추며 나를 유혹해오는 무희의 리듬에 내 가슴이 흔들린다. 어느 틈엔가 그녀의 손에 이끌려 수많은 사람들 사이를 추격자를 피해 도망 다닌다.
15 Purity of your smile
너의 그 미소를 매일 볼 수 있다면… 내 거친 삶이 너의 미소로 치유될 수 있다면… 아니 내 인생의 모든 것을 걸고 너의 그 미소를 단 하루만이라도 볼 수 있다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