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별'이란 우리에게 많은 감정을 느끼게 한다. '상실'과 비슷한 듯하면서도 더 다채로운 의미를 담고 있다. 누군가에게는 슬프고, 누군가에게는 아쉽고, 누군가에게는 후련하기도 하다. 작별을 통해 성장하기도 하고, 새로운 도전에 뛰어들기도 한다. 한 가지 명확한 것은, 작별 전후의 나는 다른 사람이며, 어느 방향이든 달라지기 위해서 작별이란 꼭 필요한 것임을. 또한 그렇기에 미련이 진득하게 남는 것이 작별이기도 하다.
스모킹구스는 이러한 복잡하고 미묘한 작별의 감정을 펑크라는 투박한 그릇에 담는 기행(?)을 저질렀다. 섬세한 감정선에 어울리지 않는 강렬한 인트로와 함께 정신이 번쩍 든다. 작별의 처연한 감정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듯하다. 그러나 그 뜨거운 목소리를 가만히 듣고 있노라면 그들이 작별을 대하는 방식에 몰입하게 된다. 마치 수박과 소금처럼, 단맛을 진정으로 느끼기 위해서는 짠맛을 조금 섞어야 한다고 한다. 스모킹구스의 작별이 그렇다. 작별이 가지고 있는 아쉬움, 후회를 오롯이 느끼기 위해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부어 노래한다. 벅차오르는 감정만을 남기고 모든 미련을 불살라 다음으로 넘어가기 위한 뜨거운 작별이다. 다음의 나를 위해, 이전의 나에게 남기는 외침이다.
Auf Wiedersehen, 독일어로 하는 작별 인사이지만, 또 만나자는 뜻이기도 하다. 기약은 없지만, 다음에 더 좋은 모습으로 만나기 위해서는 우선 지금과 헤어져야 한다. 또 만나기 위해서는, 뒤를 돌아보는 게 아니라 앞을 봐야 한다. 늘 쉽지는 않겠지만, 이 스모킹구스의 작별의 응원가를 들으며, 아쉬웠던 작별이 좀 더 뜨겁게 멀어질 수 있기를 바란다.
Take care, und auf Wiedersehen!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