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ty Melody’ 는 첼리스트 홍진호가 도시에서 마주한 감정과 기억을 음악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지난해 자연의 소리를 담았던 ‘Dear Forest’ 이후, 이번에는 도시를 배경으로 이야기를 이어간다. ‘Dear Forest’가 멈춰 선 숲속의 숨결을 담았다면, ‘City Melody’ 는 끊임없이 움직이는 거리와 그 안에 겹겹이 쌓인 정서, 충돌, 그리고 가끔은 낯설지만 눈에 밟히는 아름다움을 따라간다. 도시의 소음, 불빛, 리듬이 어느새 마음의 배경이 된 어느 순간들, 그 안에서 길어 올린 멜로디다.
트랙리스트
01파리의 파리(Not Quite Paris) 2:38
02Sentimental Seoul 3:55
03Tokyo Window 3:08
04District.1 3:43
05오래된 다리(Winter Sanctus 3:23
곡소개
01파리의 파리 (Not Quite Paris):
홍진호 작곡, 최문석 편곡
보르도로 향하던 길에 파리를 잠시 경유했다. 기차가 연착되어 대부분의 시간을 지하철 승강장에서 보내야 했고, 겉으로 드러난 파리의 풍경은 보지 못했다. 하지만 허름한 옷차림 속에서도 저마다의 개성을 뽐내던 사람들 사이, 비둘기색 트렌치코트에 꽃 한 송이를 든 남자가 유독 기억에 남았다. 나는 그를 따라가는 상상의 파리를 떠올렸고, 그의 이야기를 따라 몽파르나스 역까지 날아가 보았다. 그렇게 내게 파리는 실제보다 더 선명한, ‘Not Quite Paris’로 남았다. 거의 사랑 같았지만 완전히는 아니었던 어떤 순간처럼.
첼로 홍진호(Jinho Hong),
피아노 최문석(Moonseok Choi)
베이스 김유성(Yooseong Kim)
필스트링(Philstring)
02Sentimental Seoul :
홍진호 작곡, 최문석 편곡
서울을 좋아하기 전부터 동경했다. 반짝이는 지하철과 네온사인, 고층 건물들 속으로 언젠가 들어가고 싶었다. 하지만 막상 살아보니, 서울은 설렘과 함께 권태와 외로움도 쉽게 안겨주는 도시였다. 그러던 어느 날, 마트 바닥에서 주운 낡은 100원짜리 동전 하나가 오래된 감정을 건드렸다. 사랑도 상처도 처음 배운 이곳에서, 예술을 계속하고 싶던 마음과 여전히 빛나고 싶던 감정이 이 노래, Sentimental Seoul의 시작이 되었다.
첼로 홍진호(Jinho Hong)
피아노 최문석(Moonseok Choi)
베이스 김유성(Yooseong Kim)
필스트링(Philstring)
03Tokyo Window :
홍진호 작곡, 최문석 편곡
어린 시절, 나는 맞벌이 부모님 대신 할머니 손에 자랐다. 골목 어귀까지 마중 나와 주시던 따뜻한 손길, 일정한 걸음, 고요하지만 편안했던 집으로 돌아가는 길. 산 아래 동네의 공기와 흙냄새, 연못 속 선명한 물고기들, 일본식 가옥에 얽힌 말없이 흐르던 이야기들까지, 모든 감각이 내 안에 깊게 남았다. 오래 지나 도쿄에서 우연히 그 기억과 닮은 집을 마주쳤고, 나는 한참을 그 앞에 서 있었다. 그 순간, 설명보다 설명하지 못하는 무언가를 음악으로 남기고 싶었다. 그 집은 사라졌지만, 어떤 집은 그 안에 살던 사람보다 더 오래 기억되니까.
첼로 홍진호(Jinho Hong)
피아노 최문석(Moonseok Choi)
베이스 김유성 (Yooseong Kim)
기타 김수유(Suyu Kim)
퍼커션 렉토루즈(Recto Luz)
04District .1:
홍진호 작곡, 최문석 편곡
처음 호치민에 도착했을 때, 수많은 오토바이와 무더운 공기에 압도당하며 당황스러운 인상을 받았다. 하지만 걷다 마주한 거리의 활기, 이국적인 음악, 밤까지 이어지는 생기 속에서 점차 마음이 열렸다. 특히 삼바 리듬이 흐르던 작은 바에서 마주한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웃음과 몸짓은, 낯선 도시에서 느낀 뜻밖의 따뜻함이었다. 복잡한 거리와 오토바이의 흐름, 그 안의 질서는 내게 ‘다름’을 배우게 했다. 그렇게 억압처럼 느껴지던 것들이 경외로 바뀌고, 나는 그 도시의 리듬을 음악에 담았다. 내 정원의 기준을 내려놓고, 낯선 아름다움에 마음을 연 순간으로부터.
첼로 홍진호(Jinho Hong)
피아노 최문석(Moonseok Choi)
베이스 김유성(Yooseong Kim)
퍼커션 렉토루즈(Recto Luz)
섹스폰 카를로스 히메네즈(Carlos gimenez)
05오래된 다리 (Winter Sanctus):
홍진호 작곡/편곡
독일의 낯선 환경에 적응하느라 마음이 고단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 무렵 한 수도원에서 알지도 못하는 언어의 성가 ‘태양의 찬가’를 들었고, 뜻은 몰랐지만 선율만으로도 깊은 위로를 받았다. 그 감동은 자작곡 <오래된 다리> 속 선율로 남아, 다시 누군가에게 닿기를 바랐다. 최근 읽은 티아고 호드리게스의 작품에서 할머니가 마지막으로 기억한 시를 낭독하는 장면은 이 기억과 닮아 있다. 시대와 장소는 달라도, 기억과 예술은 그렇게 시간을 건너 마음에서 마음으로 이어진다. 나의 작은 멜로디 하나도 누군가의 마음에 오래 머물기를 바라며.
첼로 홍진호(Jinho Hong)
크레딧
A&R Production: 에이엔알콜렉티브 (A&R Collective)
Music Producer : 최문석(Moonseok Choi)
Recording Producer : 안범현 (Andy-Beomhyun Ann)
Recording Engineer : 임성철 (Sung-Chul Lim)
Mixing & Mastering Engineer : 임성철 (Sung Chul Lim)
Recorded & Mastered at 오디오가이 스튜디오 (AudioGuy Studio, Seoul)
Contains excerpts from Fratello Sole, Sorella Luna (Riz Ortolani / St. Francis of Assisi). © CCK.CBCK. Used by permission.
‘Fratello Sole, Sorella Luna (태양의 찬가)’ 일부 선율이 사용되었습니다. (작곡: 리즈 오르톨라니 / 글: 성 프란치스코 아시시) 저작권 ⓒ CCK.CBCK. 허가 하에 사용. ....

